백종덕, 경찰 간부 2명 '뇌물수수' 고발…이재명의 반격?
백종덕, 경찰 간부 2명 '뇌물수수' 고발…이재명의 반격?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11.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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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에 고발인 출석…"이재명 검찰송치와 무관"
유모씨에 고발당한 경찰간부 "사실무근…법적대응"
23일 오전 고발장 접수에 앞서 백종덕 변호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고발장 접수에 앞서 백종덕 변호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두고 백종덕 변호사가 이 지사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경찰 수사책임자 경찰 간부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교로운 상황에 일각에선 이 지사 측이 경찰을 상대로 우회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백종덕 변호사는 23일 이른바 '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의 브로커 유모씨를 대리해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수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검에 고발인 신분으로 도착한 백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유씨가 허 청장과 유 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해 달라는 진정서를 보냈다"면서 "진정서 내용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서에 따르면 비리사건 수사를 무마를 위해 허 청장은 2005~2010년까지 1억4000만원을, 유현철 서장은 2009~2010년까지 1억2000만원을 각각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통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변호사의 고발 소식에 허 청장과 유 서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므로 강력히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반박했다.

허 청장과 유 서장은 지난 2011년 '유모씨 함바 게이트'와 관련해 경찰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때 이미 "문제없다"는 검증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수차례 추가 검증을 받은 만큼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일각에선 백 변호사의 고발을 두고 이 지사가 일종의 반격에 돌입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백 변호사가 고발한 허 청장과 유 서장은 최근 이 지사를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등과 관련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경찰 수사책임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해 이 지사에게 불리한 증거들이 잇달아 알려지고 있고, 이 지사가 당장 오는 24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고발 배경을 의심하는 의견이 많다.

이와 관련해 백 변호사는 "이번 고발은 이 지사와는 상관이 없다"면서 "지난주 금요일(16일) 유씨를 만난 후 고민해 내린 사항이었고 특히 이 지사 출석소식은 몰랐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지사의 한 측근도 "이번 수뢰 혐의 고발사건은 백 변호사가 제보를 받고 정의감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백 변호사의 이번 고발 건은 언론을 통해 알았고, 이 지사 송치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도 백 변호사의 고발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수사한 분당경찰서 수장과 부인 김씨를 수사한 경기남부청장을 고발 대상으로 둔 것을 보면 그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혹여 이 지사 부부와 관련된 수사가 물타기 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백 변호사는 지난 6일 이 지사를 수사한 분당경찰서장 등 경찰 4명을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발하려다가 민주당의 만류 요청에 고발 계획을 취소한 인물이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