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 담배소매점 평균 7곳…학생 흡연 영향↑
학교 주변 담배소매점 평균 7곳…학생 흡연 영향↑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11.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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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광고·판촉 등에 대한 금지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학교 주변 교육환경 보호구역 1곳 당 평균 7개가량 담배소매점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 노출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흡연 경험이 많아 미래세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담배 광고 등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 초·중·고교 200곳을 대상으로 학교 인근 교육환경 보호구역 내 담배소매점을 조사한 결과 편의점 등 담배소매점이 평균 7개씩 분포해 있었다.

가장 많은 곳의 경우 한 학교에 무려 27개소의 담배소매점이 운영되고 있었다. 심지어 청소년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문구점이나 서점, 마트 등에서도 담배가 판매되고 있었다.

담배 광고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소매점의 90%는 담배 광고를 매장 안에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었다. 스티커나 실물 담배 모형, 포스터, 현수막·입간판 등으로 담배를 광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30%는 담뱃갑 경고그림이 보이지 않도록 담뱃갑을 뒤집어 진열하기도 했다.

담배광고 수는 편의점당 지난 2016년 20.8개, 2017년 25개, 올해 33.9개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 광고는 평균 4.5개였다.

이 같은 담배광고 노출 여부는 청소년의 흡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를 한두 모금이라도 피워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학교 주변 소매점 수가 평균 이하인 그룹에서는 14.0%만이 '그렇다'고 답했으나, 평균 그룹에서는 26.0%, 평균 이상 그룹에서는 41.3%가 응답했다.

또 '담배광고를 본 뒤 담배가 궁금하거나 피우고 싶은 욕구를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평균 이하 6.4%, 평균 12.5%, 평균 이상 18.9%였다.

담배소매점 수가 많은 곳 주변 학교를 다닐수록 담배 제품 브랜드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도도 높았다.

학교 주변 담배 판매소 수가 평균인 그룹은 담배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가 20.0%였는데, 평균 이상인 곳은 25.2%, 평균 이하인 곳은 9.3%로 나타났다.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이 노출되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디어를 통한 담배 마케팅을 모니터링한 결과, 조사 대상 영화의 50.4%, 드라마 53.3%, 웹툰 50.0%에서 담배제품과 흡연 장면이 나와 담배광고 규제 필요성을 더했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흡연에 대한 제한적 규제는 사각지대를 이용한 또 다른 담배 마케팅을 부를 수 있다"며 "모든 형태의 담배 소비 촉진을 야기할 수 있는 광고, 판촉, 후원 행위에 대한 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리는 '담배 없는 미래 세대를 위한 담배 규제 정책포럼'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