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4만t 버려지는 오리발, 생체의료소재로 ‘탈바꿈’
연 14만t 버려지는 오리발, 생체의료소재로 ‘탈바꿈’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1.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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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평 R&D 지원 세원셀론텍, 오리발 콜라겐 활용 생체의료소재 국내 최초 개발
오리발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개발한 생체의료소재. 왼쪽부터 바이오 뼈, 인공고막, 연부조직 대체재, 지혈제. (사진=농기평)
오리발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개발한 생체의료소재. 왼쪽부터 바이오 뼈, 인공고막, 연부조직 대체재, 지혈제. (사진=농기평)

‘콜라겐(Collagen)’은 피부건강에 좋은 단백질 성분으로 익히 알고 있다. 콜라겐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 체내에 세포와 세포 사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접착제 역할을 하는데,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중 약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액체에 잘 녹고 특별한 맛이 없는 콜라겐은 건강기능식품 개발은 물론, 인공연골이나 인공뼈 등 생체재료 소재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Global Information)에 따르면 세계 콜라겐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37억8000만 달러(한화 약 4조2700억 원)로, 최근 5년간 6%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중 콜라겐을 이용한 생체재료시장은 연평균 11.5% 이상의 성장 추세를 보이며, 향후 관련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콜라겐 시장규모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데, 현재까지 콜라겐 원료의 대부분은 돼지에서 추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등 일부 국가는 종교적 신념과 관습으로 돼지를 금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14만t 규모로 버려지는 오리부산물(오리발)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활용한 생체의료소재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돼, 막대한 양의 오리부산물 재활용은 물론 축산 폐기물 처리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 이하 농기평)은 농식품 R&D 지원사업을 통해 오리발에서 콜라겐을 추출한 원료로 만든 생체의료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농기평의 R&D 지원사업을 받은 세원셀론텍(주)은 2014년부터 전북대와 한림대, 가톨릭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오리발 콜라겐으로 생체재료소재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오리발 콜라겐으로 바이오 뼈와 인공고막, 연부조직 대체재, 지혈제 등 4가지 소재를 개발했다.

해당연구를 주관한 세원셀론텍 연구팀에 따르면, 오리발 콜라겐으로 만든 네 종류의 생체의료소재 효능을 기존 임상치료방법에 사용된 여러 생체합성소재와 비교한 결과, ‘바이오 뼈’는 합성생체재료인 PLGA/HAp 대비 골밀도가 10% 향상됐고, ‘인공고막’은 고막천공 종이패치군 대비 재생능력이 16%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부조직 대체재’는 돼지 콜라겐 제품과 비교해 치유정도가 6% 향상됐고, ‘지혈제’는 출현 저해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원셀론텍 연구팀의 서동삼 주관연구책임자는 “오리발로부터 고순도의 콜라겐을 대량으로 얻어낼 수 있도록 방사선을 이용한 신규 공정을 채택했는데, 돼지 콜라겐 대비 추출 효율성이 43% 향상된 효과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리발 콜라겐 원료의 생체소재 개발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기대 효과를 갖는다. 향후 특허 기반의 필름형태 콜라겐 지지체 적용 범위 확대와 상품화가 기대되고, 화장품 원료로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 또한 골질환과 이비인후과 질병 등 환자용 치료 재료의 새로운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 폐기물 처리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오리발 콜라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원료 의약품집인 DMF(Drug Master File)에 등재가 완료됐으며, 세원셀론텍은 미국·중동 등 세계 생체의료소재시장 진출을 나설 계획이다.

오경태 농기평 원장은 “고부가가치 신소재를 발굴하고 의료소재로도 개발돼, 향후 재생 의료산업 발전에 크게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막대한 규모의 오리부산물의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축산 폐기물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