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규모가 큰 대형유치원 10곳 가운데 6곳이 유치원 온라인 입학신청·등록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처음학교로에 불참한 47곳의 유치원 중 원아가 100명이 넘는 곳은 34곳으로 70%를 넘는다.
22일 서울시교육청 자료를 보면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내년 원아모집을 실시하는 서울 사립유치원 47곳의 원아 수(올해 4월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1곳당 평균 160명으로 전체 사립유치원 평균인 103명보다 57명 많았다.
분석대상이 된 47곳은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은 유치원 가운데 원아 수가 확인된 곳이다. 서울 사립유치원은 총 677곳이며 이 가운데 546곳(80.8%)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했다.
원아가 400명과 381명으로 1위와 2위인 강동구 강동A유치원과 송파구 송파B유치원은 모두 처음학교에 불참했다. 345명으로 원아가 4번째로 많은 마포구 C유치원도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 이후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올해 처음학교로 참여율은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유치원 입학신청과 등록을 위해 온 가족이 유치원을 찾아다니는 불편함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대형유치원들이 처음학교로에 불참하면서 적지 않은 학부모가 올해도 '유치원 입학전쟁'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처음학교로에 참여한 일부 유치원은 라인에 공개하는 모집요강에 중요 정보를 빠뜨려 학부모들이 직접 유치원에 찾아오게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월 52만원의 원장 인건비 지원금과 학급당 월 15만원의 학급운영비를 주지 않기로 했다. 올해 불참 유치원들은 내년 1월부터 지원을 못 받을 예정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사립유치원 상당수가 교육청의 재정지원에 크게 아쉽지 않을 대형유치원이어서 시교육청의 처음학교 참여 유도 방안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