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만병통치약? 과하면 ‘독’…심뇌혈관질환 발병률 3배↑
수면 만병통치약? 과하면 ‘독’…심뇌혈관질환 발병률 3배↑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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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이상 수면…체내 염증성 표지자 증가 면역기능 ‘뚝’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수면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과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수면 시간이 9시간 이상으로 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최대 3배까지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심뇌혈관질환은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생기는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등이 대표적이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김병성·원장원·권은중)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 사업에 참여한 40∼69세 2470명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단위로 정기적인 추적조사를 한 결과, 평상시 수면시간과 심뇌혈관질환 사이에 이런 상관관계가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을 분석한 결과 5시간 미만 131명, 5시간 이상~7시간 미만 1093명, 7시간 이상~9시간 미만 1146명, 9시간 이상 90명이었다.

심혈관질환은 수면시간 5시간 이상~7시간 미만보다 길어지는 그룹에 발병 빈도가 높았다. 수면시간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다른 요인을 모두 보정했을 때 7시간 이상~9시간 미만 1.86배, 9시간 이상 2.79배로 각각 집계됐다. 뇌혈관질환도 마찬가지로 9시간을 자는 경우 위험도가 3.05배에 달했다. 다만 7시간 이상∼9시간 미만은 뇌혈관질환 발병 위험도와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중심혈관질환'으로 묶었을 시 수면시간이 7시간 이상∼9시간 미만, 9시간 이상이면 5시간 이상∼7시간 미만인 경우에 비해 질병 발생 위험이 각각 1.59배, 2.51배 높았다.

연구진은 수면시간의 증가와 질병 발생의 역학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도한 수면도 수면 부족과 마찬가지로 체내 염증성 표지자들을 증가시키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림으로써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도 불규칙한 수면습관도 뇌혈관질환에 국한해 발병 위험을 2배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김병성 교수는 "중년 이후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40대 이상이라면 하루 7시간 정도를 자고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