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혜경궁김씨' 정치인 이재명 발목잡나… 與 '침묵' 野 '공세'
[이슈분석] '혜경궁김씨' 정치인 이재명 발목잡나… 與 '침묵' 野 '공세'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11.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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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찰이 정치 한다… 진실보다 권력 택한 것" 수사결과 정면 반박
재판서 유죄 판결 받아도 당선무효는 아니나 정치적으로는 회생 불가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08__hkkim)의 소유주가 자신의 아내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지만 정치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김씨를 19일 오전 수원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같은날 이 지사는 "경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 트위터 계정과 아내는 관련없다"며 경찰 수사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혜경궁 김씨 계정주 글쓴이는 내 아내가 아니다"며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찰의 수사 판단력이 흐려진 것 같다"며 "경찰이 6명의 수사관을 편성해 기소예정인 것을 공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택한 것"이라고 경찰을 정면겨냥했다.

이어 이 지사는 "경찰이 10분의1만이라도 다른 현안에 집중했으면 한다"며 "정치공세의 목표는 제가 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재명 부부에게 왜 이리 가혹한지 의문"이라며 "죄없는 아내 말고 이재명을 때리라"고 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트위터가 계정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는 일은 검찰 손으로 넘어갔다.

만약 김씨를 둘러싼 의혹이 재판에서 사실로 밝혀져 김씨가 유죄선고를 받게되더라도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배우자의 허위사실공표 처벌에 따른 당선자의 당선무효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당선 무효와 관계없이 정치적으로 회생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지사는 이 외에도 '김부선 스캔들',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 대형 구설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이 지사 개인 문제가 아니라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타깃으로 한 비방 글이 많았던 만큼 당내에서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놓고 여야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관련 언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이 지사 징계 등을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검찰 기소부터 사법부 판단까지 법적 처리의 과정에서 필요할 때 당의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이 어떤 내용으로 유죄를 판단했는지 언론에 나온 것 이상으로 당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며 "현재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민주당과 이 지사에 대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군에 대해 특정인만 감싸고 비호하고, 자신에게 경선을 통해 덤벼들었던 인사들에 대해선 사실상 보복에 가까운 법적 잣대를 들이댄다"며 "야권이 지켜보기에도 여권 내부에는 분명한 정치적 보복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 지사의 도덕성을 공격하면서도 민주당이 아무런 대응 없이 계속 지켜보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이해찬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 대표가 이 지사를 싸고 도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주 큰 신세를 졌거나 약점을 잡혔거나 둘 중 하나"라며 "검찰에서 기소할 때 더 많은 혐의점이 나올 경우 이 대표가 대표직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