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반도체 편중은 ‘문제’
올 3분기까지 국내 30대 그룹이 약 65조원을 투자해 지난해보다 6조 이상 투자액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절반 이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이 또 다시 문제로 지적됐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65개사의 올 1∼3분기 유·무형 자산 취득액을 조사한 결과 총 64조8509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8조5242억원과 비교할 경우 6조3266억원(10.8%)이나 늘어난 수치다.
항목별로는 유형자산 투자가 59조6771억원으로 12.4% 늘어난 반면 무형자산 투자는 5조1738억원으로 오히려 4.3% 감소했다.
올들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반도체 설비 확대와 기술 개발을 적극 시도한 SK였다. 3분기까지 투자액은 14조948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4조7352억원(46.4%)이 증가했다.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LG의 투자액도 작년보다 2조5222억원(32.7%)이나 증가한 1조2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업의 완만한 회복세 속에 현대중공업그룹이 5306억원(84.6%) 늘렸고 이 밖에 CJ(2668억원·23.8%)와 한화(1865억원·23.4%)도 투자 증가액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KT는 올들어 투자액을 412억원(18.4%)이나 줄였고 △한진(3546억원·25.9%) △삼성(2502억원·1.2%) △금호아시아나(2347억원·50.9%) △롯데(2165억원·14.4%)도 2000억원 이상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총액은 삼성이 20조2945억원(31.3%)으로 30대 그룹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SK(14조9486억원) △LG(10조2308억원) △현대차(5조1383억원) △KT(1조7768억원) 등이 ‘톱5’로 나타났다.
특히 개별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8조2978억원으로 1위였고 SK하이닉스가 10조9178억원으로 바로 뒤를 이어 두 반도체 기업의 투자액만 30대 그룹 전체 투자의 45.1%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제조업 단일 품목으로는 연간 수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슈퍼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당분간 반도체 투자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는 반도체 의존도가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