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로드샵 줄줄이 ‘어닝쇼크’…K뷰티 제동 걸리나
1세대 로드샵 줄줄이 ‘어닝쇼크’…K뷰티 제동 걸리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11.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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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에이블씨엔씨 3분기 영업손실 132억원…적자전환
‘토니모리’ 35억원 당기순손실·‘스킨푸드’ 회생절차 개시
사드 등 해외 환경·H&B 약진 등 국내 경쟁 치열한 때문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1세대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의 대표주자인 미샤·토니모리·스킨푸드 등의 3분기 실적이 줄줄이 목표치를 하회함에 따라 해빙기에 접어드는 K뷰티에 제동이 걸리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로드샵의 시초격인 ‘미샤’의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3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731억원으로 12.1%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국내 경쟁 심화로 매출이 감소한 데다 5세대 신규 매장 오픈과 기존 매장 리모델링,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 개발 투자 등으로 비용이 늘어 적자 전환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3분기 적자를 낸 것은 미샤뿐만이 아니다.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등 2000년대 급성장한 여타 1세대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토니모리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에 8억원의 영업손실과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각각 17억원, 20억원가량으로 연간 기준 적자가 예상된다.

사드여파로 인한 매출 감소와 올리브영·롭스 등 헬스&뷰티샵(H&B)이 인기를 끌어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토니모리는 중국의 사드보복이전인 지난 2016년 2331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200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29억원 흑자에서 55억원의 단기순손실로 돌아섰다.

비상장사인 스킨푸드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까지 신청했다.

협력업체 대금 지불과 29억원대의 채무를 갚지 못한 영향이다. 총 자본 55억원의 스킨푸드 누적 부채는 지난해 기준 43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781%에 달했다.

이 밖에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출이 2015년 2847억원에서 2016년 2618억원, 지난해 2226억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소·중견 화장품 브랜드들의 영업 악화는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으로 성장세가 꺾인 데다 내수 경쟁 심화, 온라인과 면세점 확대 등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대기업이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H&B점포와의 경쟁에서도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화장품업체들은 구조조정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 등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이 여파로 해빙기류를 타고 있는 K뷰티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의 올해 3분기 분석에 따르면 화장품 ‘해외직접판매(역직구)’ 판매액은 6740억원으로 전년대비 18.3% 증가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K뷰티를 구매한 액수는 지난해까지 매년 2.5배에서 3배씩 증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중우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사드보복조치로 강화된 통관·검역 제약도 상당부분 완화되는 등 K뷰티가 다시 날개를 펴고 있는 상황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신화는 공격적인 H&B 대기업을 이기기에 역부족인 듯하다”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