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위기' 수험생 속출…다른 고사장서 시험보기도
시험 중 '건강 이상' 병원行도…부정행위자도 등장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예년과 달리 다소 포근한 기온과 짙은 미세먼지 속에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날 전국의 시험장 앞은 수험생들의 도착 전부터 이들을 응원 나온 교사, 후배 등으로 북적였다. 이들은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다양한 피켓을 들고 힘찬 목소리로 수험생을 응원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입실 시간보다 일찍 시험장에 도착했다. 옷깃을 단단히 동여맨 수험생들은 시험을 목전에 둬서 인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오히려 긴장이 역력해 보였던 것은 학부모들이었다. 자녀를 배웅 나온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루길 연신 기도했다. 자식을 꼭 끌어안으며 격려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여느 수능 때처럼 올해에도 입실 완료시각을 앞두고 헐레벌떡 뛰어오거나 고사장을 헷갈려 혼비백산하는 수험생이 속출했다.
입실 마감 시간을 10분 앞둔 오전 8시에는 뛰는 수험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수험생 정시 입실 지원을 위해 마련된 자율방범대원 스쿠터에서 내리는 학생들도 많았다.
한 학생은 시험 시작을 얼마 안남기고 잘못된 고사장에 도착해, 경찰과 교육청의 도움으로 새로 고사장을 배치 받아 시험을 치렀다.
너무 늦게 도착한 나머지 시험을 치르지 못한 안타까운 학생도 생겼다. 한 수험생은 1교시 시작 이후인 오전 8시54분 순찰차를 타고 서울 서초고에 도착해 시험을 볼 수 없었다.
시험장에서 호흡곤란이나 공황장애, 실신 등 건강 이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은 수험생도 이날 오후 1시 기준 13명이나 있었다.
부정행위자도 나왔다. 강원 원주와 춘천 2곳의 시험지구에서 수험생 2명이 점심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해 부정행위로 퇴장 조치됐다.
오후 4시 50분이 넘어가자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고사장을 나오는 수험생들이 속속 눈에 띄었다. 수험생들은 입실 때보다 한결 가벼운 표정이었다.
수험생들은 학교를 떠나면서도 교사, 후배, 가족 등에게 뜨거운 격려를 받았다. 부모를 만나자 감정이 격해진 듯 우는 학생들도 보였다.
서울 금천구의 수험장 앞에서 만난 학생은 "부모님의 응원 덕에 최선을 다해 시험을 마쳤다"며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시험이 끝났다는 데에 만끽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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