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승제의 풍문으로 들었소] 풍전등화 ‘카드사 CEO’ 교체설
[성승제의 풍문으로 들었소] 풍전등화 ‘카드사 CEO’ 교체설
  • 성승제 기자
  • 승인 2018.11.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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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사장들이 '풍전등화'에 놓여 있습니다. 실적이 줄고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미래 전망까지 불투명해지면서 'CEO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실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을 비롯해 이동찬 KB국민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교체될 것이란 설이 파다합니다.

물론 풍문은 그저 풍문일 뿐입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다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카드사의 현실을 ‘풍문’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카드사 직원들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번 코너에서는 카드사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봤습니다.

"좌불안석이죠. 예전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업무 노하우나 고객관리팁 등을 공유했는데 요즘엔 은행과 통합되면 어쩌나 하는 말들만 하고 있어요. 은행 공채 출신들은 그나마 (통합에 대해) 덜 불안해하는데 (카드사)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후배들은 겁을 내고 있어요."(A카드 관리자급 직원)

일부 언론에서 카드통합 시나리오 보도가 나오면서 직원들이 동요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아니요. 직원들 사이에선 훨씬 그 전부터 나왔던 말이에요. 우리는 벌써 알고 있는 내용을 언론에서 뒤늦게 보도한 것입니다."

다른 카드사 직원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실적이 줄고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은행과 통합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아니겠어요. 인건비 등 비용이 더 들어가는데 굳이 분사할 필요가 없잖아요. 설사 사측에서 분사를 반대한다고 해도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B카드 관리자급 직원)

“요즘엔 맨날 윗사람에게 불려 다니고 있어요. 파이는 점점 줄어드는데 내년도 먹거리 선정을 무엇으로 잡아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C카드 관리자급 직원)

카드사를 ‘적폐’로 몰아가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카드사의 주 업무는 신용거래입니다. 수수료 수익으로 고객들에게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해 고객들의 카드 소비를 진작시키고 나아가 내수를 살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신용카드 정책’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건 아는 사람들은 다 알죠. 당시 최대 피해자는 고객이 아닌 카드사와 그 직원들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카드사가 영세가맹점 수익을 빼앗아가는 나쁜 기업으로 (정부가) 몰아가고 있어요. 요즘 카드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A카드 관계자)

카드사 CEO와 직원들은 요즘 적격비용 결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적정원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미래 전략이 바뀔 수 있어서죠. 만약 이번에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마케팅비 규제 결과가 나오면 카드사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써 내야 합니다.

한편 기자가 만난 직원들은 누구도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코멘트를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수익이 줄면 가장 먼저 선행되는 것이 구조조정입니다. 현대카드를 비롯해 주요 카드사들이 최대 규모의 인력감축을 진행한다고 밝혔죠. 한 직원에게 용기를 내어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물었습니다. 되돌아 온건 짧은 한마디였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글쎄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신아일보]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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