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사이트 수사 급물살 타나…미국서버 자료 확보 앞둬
음란사이트 수사 급물살 타나…미국서버 자료 확보 앞둬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8.11.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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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美 국토안보부와 공조…서버 업체 자료제공 약속
음란사이트 84곳서 아동음란물 취급 정황 드러나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경찰이 미국 수사기관과 협력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음란사이트 자료를 확보하게 돼 앞으로 음란물 유통 온상으로 꼽히던 수십 개의 음란사이트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유명 서버 업체 C사를 이용하는 음란사이트 155곳 중 84곳에서 아동음란물 취급 정황을 발견해 미 국토안보부 수사청(HSI)과의 공조로 관련 자료를 제공받는 데 합의했다.

C사는 동영상 등 용량이 큰 파일을 나눠 제공해 서버 과부하를 줄이는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그간 시민단체 등에 의해 ‘음란물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실제로 C사는 경찰에 수사 의뢰가 들어온 음란사이트 216곳 중 70%가 넘는 155곳이 이용하는 업체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음란사이트들이 C사 서비스를 이용해 음란물 파일의 원활한 전송 환경을 확보하는 한편, 과부하를 해소할 원 서버 확장 비용도 아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8월 C사와 접촉해 사이트 개설자 정보 등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C사는 자사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이유로 한국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는 정보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미국 형사사법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에 협조할 수 있다는 답변도 함께 보내왔다.

이에 경찰은 HSI 한국지부장을 만나 협조를 구하고 경찰청 관계자들과 HSI 한국지부 관계자들이 함께 미국을 방문해 C사의 자료 제출 등을 요청하는 데 까지 나아갔다.

경찰은 C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란사이트 84곳에서 아동음란물을 취급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을 채증해 HSI 측에 제공했고, HSI 측이 이를 근거로 수사를 개시해 직접 자료를 제출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HSI와 C사는 자료 제출 방식 등에 대한 협의 단계에 있으며, HSI를 통해 관련 자료가 한국 경찰청에 이관되는 대로 각 사이트 수사를 담당하는 지방경찰청에 배분돼 수사 단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대한 수사가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다각도로 노력해 HSI를 통해 자료를 제공받는 성과를 거뒀다”며 “84개 사이트에 대한 자료가 넘어오면 해당 사이트를 수사하는 데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