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에 세 번째 사과문, 책임인정 범위는?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에 세 번째 사과문, 책임인정 범위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1.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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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재안 이행합의 협약식 예정…김기남 대표이사 사과문 낭독
2014년, 2016년 권오현 부회장 ‘유감’ 표했지만 ‘책임인정’은 없어
지난 2014년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4년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 피해자들에 대한 세 번째 공식 사과문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초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밝혔던 삼성전자와 반도체 피해자를 대변하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의 중재안 이행 합의 협약식이 오는 23일 진행된다.

앞서 조정위는 반도체·LCD 라인에서 일했던 피해자들에 대해 개인별 보상액은 낮추되 피해 가능성이 있는 자를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 보상 범위를 대폭 확대하며 갑상선암을 제외한 16종의 암을 포함하는 중재안을 내놨다. 

중재위는 보상안과 함께 삼성전자 사과 방식에 대해 대표이사가 반올림 피해자 및 가족을 초청해 기자회견 등 공개적인 방식으로 사과문을 낭독할 것을 권고했다.

중재위의 중재안이 특정 인물을 지칭하지 않았기에 김기남 DS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5월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노동자들이 존재한다”고만 해 산업재해에 대한 공식적인 책임인정은 하지 않았다.

또 제3의 중재기구를 제시함에 따라 반올림을 교섭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도 유지했다.

권 부회장은 이어 2016년 1월 또 한 번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때 사과를 받은 주체는 가족대책위였다. 가족대책위는 반도체 백혈병 사태가 진행되는 도중 반올림과는 별도로 구성된 협의 주체였다.

권 부회장은 당시 사과문에서도 “(삼성전자가)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고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사과드린다”며 유감의 뜻은 나타냈어도 사고 책임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김 대표이사의 사과문에 반도체 노동자 피해자들에 대한 산업재해를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문구가 포함될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사실상 마지막 공식 사과문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위험 관리 부분에서 충분치 않은 점을 인정하는 수준에서 사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재안에 따라 이날 발표할 사과문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한다.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