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거래일 연속 하락…34년 만에 최장기록
트럼프 "유가, 공급기반으로 훨씬 낮아져야"
국제유가가 50달러대에 진입했다. 34년 만에 최장기간인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류세 인하 정책에 이어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석유제품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4%(0.26달러) 낮아진 59.93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9일부터 11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는 지난 1984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긴 기록이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올해 2월13일에 기록한 59.19원 이후 9개월 만에 50달러대로 진입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다시 꺾였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0.09%(0.06달러) 하락한 70.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는 0.01달러 내려간 69.81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이 대(對)이란 원유제재에서 예외조치를 인정한데다가 미국 원유재고까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뉴욕증시 하락, 사우디 감산 방침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반대 등이 이날 유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바라건대,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1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이 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서 "산유국끼리 합의는 안 됐지만 사우디는 다음 달부터 하루 50만 배럴 감산하겠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국제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국내 유류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일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되면서 실질적인 인하효과와 관련, 국제유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및 생산량 증가, 이란 제재 예외국가 한시적 인정 등으로 하락했다"며 "국내제품가격도 국제유가 하락 및 유류세 인하 효과로 인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백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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