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산소위에 정책실장 출석 황당하다"
野 "지금부터 얘기하겠다" 기존입장 고수
金 "경제·고용 걱정 많은 시점에 책임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출석하라는 자유한국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김 실장은 이날 비경제부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예결위 소위나 소(小)소위에 참석하겠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맞지 않고 제 본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또 김 실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질되면서 야당과 예산을 논의할 카운터파트가 없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는 "그건 예산심사..(규정에 따라야한다)"며 "그런 것은 형식 논리가.. (맞지 않는다)"면서 거듭 출석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예결위 소위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한국당은 청와대가 예산안 심사 중 김 부총리를 경질한 것은 정부 원안 통과를 위한 꼼수로 보고 김 실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청문회 통과 전이라는 이유로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정권이 진심으로 법정기일 내 예산안 통과를 원한다면 김수현 정책실장이 직접 예결위 소위나 최소한 소소위에 출석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여야도 김 실장의 출석을 두고 공방을 펼폈다.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이날 예결위 간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소위에 정책실장이 나와야한다는 것은 황당하다"며 "예산소위는 부처 예산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각 부처의 부기관장, 차관과 기재위 2차관이 나오게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지금부터 얘기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김 실장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제와 고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많은 시점에 정책실장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를 포함한 청와대 정책실 직원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실장은 "비록 제가 경제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청와대에 경제수석 등 전문가들이 있다"며 "이분들이 열심히 앞장서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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