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문제유출' 쌍둥이 사건, 징계·성적 처리 관심
'5차례 문제유출' 쌍둥이 사건, 징계·성적 처리 관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11.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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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압수한 시험지와 암기장, 휴대폰 등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압수한 시험지와 암기장, 휴대폰 등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의혹에 대해 '유출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들의 징계·성적처리 문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수서경찰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 쌍둥이에게 5차례에 걸쳐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이 있었다는 결론을 12일 내렸다.

이에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A씨와 그의 쌍둥이 자매 등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같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A씨와 쌍둥이 딸들을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A씨는 학교의 징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고의 학교법인 명신여학원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정관상 교원 직위해제와 해임 사유에 '형사사건으로 기소'를 추가한 바 있다.

쌍둥이 딸들은 성적 '0점 처리'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학부모들 사이에선 성적처리가 다른 학생들과 직접 연관이 있는 만큼 쌍둥이의 성적을 0점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쌍둥이 성적을 0점으로 처리한 뒤 전체 학생의 성적을 재산정하면 '등급 간 경계'에 있는 학생은 등급이 오를 수 있다.

학부모들은 대학 수시모집 전형에서 고교 학교생활기록부는 3학년 1학기분까지만 반영되는 점을 고려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성적처리를 신속하게 진행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쌍둥이 동급생들이 곧 고3으로 진급하는 만큼 늦어도 내년 8월 말까지는 성적이 바뀌어야 수시모집 전형 때 피해를 보는 학생이 나오지 않는다.

쌍둥이 징계와 성적처리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 숙명여고 교장은 지난 2일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 관련자 징계와 성적 재산정을 "교육청 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쌍둥이의 퇴학 처리도 거론된다. 쌍둥이가 지난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앞서 쌍둥이 자매의 자퇴 결정을 두고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정돼 퇴학 등 징계처분을 받으면 전학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에 자퇴처리 여부를 문의했고, 교육청은 경찰과 법원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됐다는 점에 유의해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학교는 아직 자퇴서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교 내신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일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단호한 대처를 다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9일 EBS 저녁뉴스에 출연해 "(숙명여고 사건과 같은) 일탈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가혹할 정도로 단호하게 징계하고 처벌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면서 "단호한 조처의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쌍둥이 징계문제와 관련해 "일반적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대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학부모 불신이 크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갈 수는 없고 조기에 종결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향후 서울시교육청은 쌍둥이 징계와 성적처리 관련 '가이드라인'격 지침을 내려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현재 변호사들에게 법률자문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