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총력 저지…‘광주형 일자리’ 파국 혹은 파업?
현대차 노조 총력 저지…‘광주형 일자리’ 파국 혹은 파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1.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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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심의 감안하면 협상시간 얼마 남지 않아
12일 재개 전망…금주 초 협상 안 되면 파국
지난 6일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오는 12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위한 투자 협상 논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협의가 성사되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과연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오는 15일 이전까지 현대차와 ‘광주형 일자리’ 사업 투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서울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 논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지난 8일 ‘광주형 일자리’ 협상을 위해 현대차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현대차와 노동계 간 2∼3가지 이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협상에 난항을 겪는 이견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임금 수준, 공장 운영 지속 가능성 등으로 추정된다.

시는 다급한 입장이다.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오는 15일 이전까지 협상을 매듭지어야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이 시장이 직접 현대차와의 대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당초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협상을 진행했다. 

시는 투자유치추진단 3차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회의를 통해 지역 노동계와의 이견을 조율한 뒤 회의 결과를 들고 곧바로 현대차를 방문, 재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시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강조하며 국민과 노동계에 지지와 협조를 호소해 왔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성명서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미래다”며 “만약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현대차 노조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광주시와 현대차가 협약을 체결하면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오는 13일에는 서울 현대차 본사를 찾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반대의견이 담긴 서한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조는 기존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 저임금 구조가 정착돼 전체 임금이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6일 “광주형 일자리의 경우 노동자 임금이 국내 완성차 5개사 연평균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며 “전체적인 노동자 임금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경차 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광주에 공장을 건설하는 건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공멸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현대차와 노동계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아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회 예산 심의 일정을 고려하면 15일까지 데드라인으로 보고 마지막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