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대법관 줄줄이 소환…수사 칼날 양승태 겨냥
사법농단 대법관 줄줄이 소환…수사 칼날 양승태 겨냥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11.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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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수사 중인 검찰이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을 조사하며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직을 향한 수사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9일 차 전 대법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7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차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전 대법관의 소환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구속 이후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의 피의자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의 칼날이 점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가까워지고 있다.

당초 검찰은 임 전 차장의 구속으로 사법농단 관련 윗선의 개입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임 차장은 “부당한 구속”이라고 주장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차장을 통해 수사의 탄력을 받겠다는 검찰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진술 등만으로도 윗선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의 소환 조사는 내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법관은 징용소송과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및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특허소송 개입, 서울남부지법의 위헌심판제청 취소 압박, 비자금 3억5000만원 조성 등 여러 의혹에 연루돼 있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예상되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사까지 이뤄지면 지난 6월 시작한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의 인적 조사는 사실상 마무리하게 된다.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