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고시원 화재' 사망자 7명으로 늘어…"스프링클러 없어"
'종로 고시원 화재' 사망자 7명으로 늘어…"스프링클러 없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11.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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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대부분 '고령 일용직 노동자'…대피로 봉쇄돼 큰 피해
감식반 투입·CCTV 분석 중…객실 경보용 감지기 작동 조사도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다.

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한 고시원 건물 3층 출입구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1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당초 사망자는 오전 8시30분 기준 6명이었지만, 병원으로 이송됐던 환자 1명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9시50분께 7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들의 신원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소방 당국은 사상자 대부분이 40~60대의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들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한강성심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 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사상자는 3층에서 발생했다. 불길이 3층 출입구 인근에 있는 호실에서 발생하면서 거주자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고시원의 통로가 두명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고, 지어진 지 오래돼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던 점도 대피를 어렵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난 건물에는 자동경보설비와 비상벨, 비상 탈출구, 완강기가 갖춰져 있었지만 화재 초기 비상벨 등이 작동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이날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했지만 많은 사상자가 나는 건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소방관들은 신고가 접수된 지 5분 만인 오전 5시 5분께 화재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길이 문이나 창문 바깥으로 뻗어 나올 정도로 거세게 일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서 관계자는 "새벽 시간이라 신고가 늦은 부분이 있다"며 "불길이 강해 인명구조대원이 진입하기도 어렵고, 안에 있는 사람들이 탈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출입구 인근에서 불이나 대피로가 봉쇄돼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비상탈출구 개념의 완강기가 있었지만 거주자들이 당황해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 감식반을 투입하고 건물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다. 

한편, 해당 건물은 1층은 일반음식점으로 사용됐으며 2~3층은 고시원으로 사용됐다. 2층에는 24객실, 3층에는 26객실, 옥탑에도 1객실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