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고위급회담 연기 통보한 건 北"… 美 압박 나선 듯
트럼프 "내년 초 2차회담 한다… 北 관련 상황 매우 만족"
북한이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고위급회담의 연기를 미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속도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이 연기된 배경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이 우리에게 알려왔다"고 말했다.
또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이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11·6 중간선거 직후인 7일 0시께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으며, 양측의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만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조치를 두고 조기 제재완화 등과 같은 조치를 얻어내려 미국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경제적 보상이 없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대한 북한의 불만 메시지로도 해석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회담이 결렬된 것은 아니며, 북미 간 이결조율을 거치며 대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도 진행 중인 2차 북미정상회담 판은 깨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전날 갑작스러운 고위급회담 연기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빨간불 들어온 게 아니냐는 분석 잇따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입장을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내년 초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해서는 "일정이 잡히고 있는 여행들 때문"이라며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장담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라며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협상을 놓고는 '속도조절론'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급할 게 없다.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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