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11월 11일 11시, 턴-투워드-부산 행사를 앞두고
[독자투고] 11월 11일 11시, 턴-투워드-부산 행사를 앞두고
  • 신아일보
  • 승인 2018.11.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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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용 부산지방보훈청 취업교육팀장
부산지방보훈청 취업교육팀장 이병용
부산지방보훈청 취업교육팀장 이병용

현 유엔기념공원이 과거 UN묘지라고 불리던 시절, 부산에서 처음으로 ‘UN’이라는 글자를 접했을 때는 영문자가 무척이나 낯설고, 의미도 잘 몰라 하던 시기였다.

나 역시도 막연히 “국제적이다. 한국이 아닌 더 넓은 외국이다.”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일부 곡에다 노래가사를 붙여서 불렀던 때가 있었다.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캐나다, 타이, 벨기에, 뉴질랜드, 콜롬비아, 그리스…하면서 참전 16개국을 노래로 불렀었다. 그 덕분에 학창 시절 어느 과목의 시험 항목 중에 “참전국가가 아닌 국가는?” 하는 물음에서 정확히 답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턴투워드부산”은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 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대한민국을 지켜낸 국군과 유엔 참전용사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는 국제적인 행사이다. “11월 11일 11시” 라는 쉽고 외우기도 편한 날짜와 시간을 정한 것으로 당초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6.25전쟁 참전국에서 부산을 향해 묵념을 하는 행사로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행사를 매년 지내오고 있다.

6.25전쟁 당시 유엔의 참전국은 전투 지원 16개국 미국, 영국, 터키, 캐나다 등이었으며, 의료지원국 5개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이었다가 2018년도 새로이 독일이 추가되면서 하나가 더 늘어 6개국이 되었다.

영문으로는 “Turn Toward Busan”, 여기서 “Turn”이란 영어 사전에서 “되다, 돌리다, 바꾸다, 전환하다”로 쓰여진다. 이 중에서 행사에 부합하는 해석은 무엇일까. 영어 전문가나 학자는 아니라서 영어의 문자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해석이 어렵지만, “돌아보다” 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특별한 날, 기일이나 의미 깊은 날을 되새기는 것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내가 걸었던 길, 다녔던 학교, 과거 특정시점의 추억이 서려있는 지역은 나의 추억과 기억을 이끌어 낸다.

턴투워드 부산의 제안자의 숨은 뜻이나 생각 역시,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과거를 되돌아보고 싶다는 것이 인간의 내면에 있다고 생각해 본다.

유교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부분으로 “제사의 의미는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친척, 친지가 모여서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등 돌아가신 분을 기리고 모여서 이런 저런 집안일도 논의하고 있다,

모이면 항상 격식이나 형식으로 “절을 몇 번 해야 한다, 향을 사르고 옷깃을 여미라” 등 어른들로부터 계속해서 말씀을 들었고, 그때는 격식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다. 그렇지만 친척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이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우리에게도 돌아가신 분을 기리고 주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서가 있다. “턴투워드 부산”이란 “부산 쪽으로 향해 돌아보다”로, 과거 남쪽과 북쪽이 대치하면서 낯선 이방인이 찾아와서 피를 흘린 곳, 또 젊은 시절 참전 기억이 있던 곳, 특히 자신의 사랑하던 동료가 묻혀 있는 곳을 돌아본다는 의미이다.

과거의 일이 현재의 살아가는 의미로 되살아나고, 과거에만 묶여 있지 않은 살아가는 활력소가 되지 않은가 한다. 11월 11일 11시를 기억하는 날, 턴투워드부산 행사에 참가해보자.

/이병용 부산지방보훈청 취업교육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