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당국, 카드사의 어려움도 귀 기울여야
[기자수첩] 금융당국, 카드사의 어려움도 귀 기울여야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11.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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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실적이 줄어들면서 이들의 시름도 점차 깊어지고 있다.

올 3분기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비씨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의 전체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1.9%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칠 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 결과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가량 절감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사면초가에 빠진 카드사들은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1월 200명 규모이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KB국민카드도 최근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다른 주요카드사들 역시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거나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카드사 노조가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 산하 6개 카드사 노조는 지난 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금융당국의 강압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불만을 표했다. 카드사 노조는 “지금과 같이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을 계속 펼칠 경우 카드산업과 카드종사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 역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카드사 실적 하락을 부추길만한 악재가 산적해 있다"면서 "여기서 더 막히면 이제 설 곳도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책에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채찍을 들었다면 이후엔 당근 정책도 펼쳐야 한다는 뜻이다. 카드사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기 전에 금융당국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카드산업은 그동안 국민의 지불편의를 제공하고 내수경기 활성화, 소득 투명화 등 시장에 순 기능을 해왔는 점을 잊지말자.

smw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