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단풍과 함께하는 트래킹…늦가을 장관
지금 이 순간, 지리산을 찾으면 눈앞에서 지구상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환상적인 가을을 마주할 수 있다.
전북 남원 춘향묘가 위치하고 있는 육모정에서 정령치 방향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나타나는 구룡계곡은 아홉용이 노닐다 승천했다는 전설이 사실처럼 느껴 질만큼 구불구불 아슬아슬하게 연결되며 절경을 연출한다.
마치 엄마 품에서 떠나 엉엉 울다 보니 온 몸이 빨개져 손끝까지 빨갛게 물든 아기의 손바닥을 보는듯한 지리산 가을단풍은 그 바로 아래서 햇빛을 올려다 볼 때 더욱 빨갛게 변하며 수줍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다.
가까이서 봐도 아름답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단풍나무와 계곡이 어우러진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천상의 선녀가 노니는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하는 기분 좋은 착각과 함께,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상이 펼쳐진다.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는 늦가을 찬바람도 구룡계곡의 멋진 경치를 구경하며 정신없이 걷다보면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 방을 식혀주는 소중한 친구가 된다.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도 이제는 그 소리마저 있는지 없는지 분간이 안 될 만큼 지리산의 풍경에 매혹될 무렵이 되면 이제 구룡계곡의 화룡점정인 구룡폭포의 웅장함을 마주하게 된다.
여름 장마철의 장대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히려 조금은 차분한 느낌과 함께 붉은 빛깔 단풍과 어우러져 진중한 모습의 자태를 뽐내는 구룡폭포를 보고 있자면 단아한 한 쌍의 남녀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아직 지리산 구룡계곡에는 일 년 중 오직 이 순간에만 즐길 수 있는 멋진 풍경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의 가장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기회, 아직은 늦지 않았다.
[신아일보] 남원/송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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