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제재 오늘부터…석유·화학업계 "수입다변화 완료"
美 이란제재 오늘부터…석유·화학업계 "수입다변화 완료"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11.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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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국 인정 불확실…이란산 수입비중 제로화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 "소량만 수입유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5일(현지시간)부터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한다. 최근 외신에서는 한국이 예외국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예외국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란산 원유수입을 이미 제로(0)에 가까이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원유량 가운데 이란산 비중은 13.2%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키로 하면서 국내 정유사와 화학사는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빠르게 줄여왔다.

이란산 원유(콘덴세이트 포함)를 수입하던 업체는 정유사 중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 화학사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한화토탈·현대케미칼이었다.

특히 한화토탈은 이란산 콘덴세이트 비중이 지난해 60~70%로 가장 높았다. 올초부터 카타르와 호주 등으로 수입국 다변화를 추진, 8월부터는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저렴한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타국산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원가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입국 다변화는 차질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케미칼은 전체 수입량 가운데 약 10%를 이란에서 들여왔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수입국과 더불어 최근 장기계약을 체결한 멕시코 등으로, 현대케미칼은 러시아·호주·북해 등으로 수입국을 넓혀 9월부터는 이란산 수입을 중단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활용하는 화학사와 달리, 정유사는 원유 위주로 도입하기에 대체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은 아직 이란산 원유를 소량 수입하면서 예외국 인정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이란산 수입비중이 지난해까지 10% 수준이었지만 올해 8월 기준으로 각각 3%, 2%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수입은 현재진행중으로, 한국의 예외국 포함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수입하고 있는 이란산 원유는 소량이기에 예외국으로 포함되지 않아도 대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핵합의 탈퇴'를 선언,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경제제재를 복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0일의 유예기간이 설정된 여객기 공급 등의 제재는 앞서 8월부터 시행됐고, 석유제품을 포함한 나머지 분야에 대한 제재는 오늘부터 시작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일본과 인도,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신아일보] 백승룡 기자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