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앵란 “우리 남편, 저승서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길”
엄앵란 “우리 남편, 저승서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길”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8.11.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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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앵란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성일 씨의 빈소에서 취재진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우 엄앵란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성일 씨의 빈소에서 취재진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우 엄앵란이 남편 고(故) 신성일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영화계 큰 별' 신성일이 타계한 4일 엄앵란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55년을 함께한 신성일을 떠나보낸 심경을 밝혔다.

그는 생전 신성일에 대해 "가정 남자가 아니었다.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나한테 다 맡기고, 자기는 영화만 하러 다녔다"면서 "집에서 하는 것은 늦게 들어와서 자고 일찍 나가는 것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엄앵란은 "남편은 영화 물이 뼛속까지 들었다.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는 이렇게 찍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걸 볼 때 정말 가슴 아팠다. 이런 사람이 옛날부터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화려한 한국 영화가 나온다는 생각에 남편을 붙잡고 울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신성일에 대한 애정도 표했다.

엄앵란은 "내가 존경할만해서 55년을 살았지 흐물흐물하고 능수버들 같은 남자였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남편은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미있게 손잡고 구름 타고 그렇게 슬슬 전 세계 놀러 다니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신성일은 폐암으로 투병하던 끝에 이날 오전 2시 25분께 전남대병원에서 향년 81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임종을 지키던 자녀들에게 “재산 없다”는 말과 함께 배우자인 엄앵란에게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성일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3일장을 치를 예정이다. 장례위원회는 배우 안성기가 위원장을 맡는다. 영결식은 오는 6일 오전 10시 진행될 예정이며 오전 11시 서울 추모공원으로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에 마련됐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