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號 포스코 100일…위기관리능력 시험대 오르나
최정우號 포스코 100일…위기관리능력 시험대 오르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11.0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대 개혁안 발표…강성노조·보호무역주의 극복 ‘숙제’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5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100일 개혁안’ 발표를 앞두고 최 회장의 위기관려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안에서는 강성노조와 신성장 사업이, 밖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극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5일 임직원들과 사내 행사를 열어 그룹 100대 개혁과제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행사에서는 100년 포스코를 향한 100대 개혁과제와 함께 안팎에 산재된 현안들이 거론될 예정이다. 

포스코의 최근 화두는 단연코 노조다. 포스코는 사실상 50년 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왔다. 1990년 2만명에 달하는 노조가 꾸려졌지만 간부의 금품수수 사건 이후 거의 와해되면서 조합원 수는 현재 약 10여명에 그친다. 현재는 1997년 만들어진 노경협의회가 직원들의 임금협상·복리후생·근로조건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노경협의회를 두고 포스코 노동자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전체 직원이 1만7000여명에 이르는 포스코에서 협의회 구성원은 대위원 성격의 400여명 규모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전국 금속노동조합 포스코 지회의 출범이 가시화 된 가운데 노사 갈등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달 23일 최 회장 등 사측 인사 27명을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고소했다. 포스코 경영진이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조직적으로 막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로 직후인 25일에는 고용노동부 여수지청과 포항지청에 부당 노동 행위와 관련해 고소장을 내고 포스코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해 특별 감독을 실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포스코가 조직적으로 금속노조 가입을 방해하고 사내게시판과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글을 올려 여론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이 취임 당시 사회공헌 책임을 강조하며 ‘위드포스코(with POSCO)’ 비전을 제시해 놓은데다, 현 정부가 노동친화적 입장을 표방하고 있어 노조 설립과 관련 어떤 대응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는 ‘신성장 사업’이다. 철강만으로는 그룹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판단한 최 회장은 지난 9월 비철강분야를 강화하고 신소재 분야를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3년까지 5년간 철강사업 고도화, 신성장 사업 발굴 등에 연평균 9조원씩 총 4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이에 따른 공장 신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포스코는 지난 8월 아르헨티나의 염호 광권을 인수했다. 해당 염호는 20년간 매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를 보유하고 있어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t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에 원료로 공급돼 포스코켐텍의 음극재와 함께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최 회장은 과거 포스코 회장 취임 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로서 일했던 이력이 있어 주목할만하다. 그가 리튬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음극재 시장에 공을 들여온 만큼 전지 분야에서의 혁신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포스코켐텍와 포스코에너지 등 신산업분야에서의 실적이 소폭 개선된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풀이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호재가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밖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최근 포스코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악재 가운데서도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올해 3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2011년 2분기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철강업계에서는 유일무이하게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 취임이 100일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의 영광이 전부 최 회장 덕분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미중 무역전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인데다가 철강쿼터로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의 수출이 과거보다 어려워 진 가운데 최 회장이 어떠한 묘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