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악몽’ 한국증시 길을 묻다-②] 취약한 펜더멘탈, 中 의존도 낮추고 배당률 높여야
[‘10월 악몽’ 한국증시 길을 묻다-②] 취약한 펜더멘탈, 中 의존도 낮추고 배당률 높여야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11.04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중간선거·세제계혁 2.0 이슈에 반등 기회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0월 한국의 증시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코스피지수가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고 급기야 지난 30일에는 연중 최저점(1985.85)을 찍었다. 이로 인해 사라진 시가총액만 30조원이 넘었다.

이달 들어 하락세는 주춤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주가 하락은 미국의 금리인상,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현상이지만 유독 한국 증시의 하락률이 압도적으로 컸다.

한국은 10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4%, 코스닥지수는 23%의 하락률을 보이며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 원인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부동산 자산 쏠림현상, 과도한 중국경제 의존도 등이 지목됐다.

한국 증시의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의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남북관계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요인과 회계의 불투명성,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하위권 수준인 한국 증시의 배당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의 현재 배당수익률은 2%대로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배당수익률(2.20%)은 한국의 코스피(2.18%)와 비슷하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금액이 크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기형적인 지배구조는 투자자들에게 기업 불신의 이미지를 준다. 또 불투명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오너 리스크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자본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반면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도 문제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자산 구성을 보면 70%가 부동산, 30%가 금융자산으로 부동산 자산이 평균 50~60%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김영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부정적 요인이 국내 증시에 반영돼 가격 조정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 폭락 원인으로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스탠스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유로존 신용 리스크 우려 △노 딜 브렉시트에 따른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꼽았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5대 악재의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가격메리트만으로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다른 나라 주가보다 한국증시 하락률이 압도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은 한국이 미중 무역 분쟁의 당사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닥의 경우 글로벌 악재 요인에 더해 신용융자잔고의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30일 코스닥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신용거래 청산에 따른 반대매매가 큰 폭으로 출회됐다. 이는 한국거래소에서 2006년 이후 반대매매 규모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출회된 것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코스닥 지수가 더 가파르게 하락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반등 이벤트로는 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미국 중간선거를 꼽았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분쟁 이슈 해소 가능성이 비춰질 경우 위험자산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과 상원을 공화당이 독식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세재 개혁 2.0과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