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악몽’ 한국증시 길을 묻다-①] 미국 기침에 몸살 앓은 한국 증시, 추풍낙엽 신세
[‘10월 악몽’ 한국증시 길을 묻다-①] 미국 기침에 몸살 앓은 한국 증시, 추풍낙엽 신세
  • 성승제 기자
  • 승인 2018.11.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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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성공했지만 불확실성 여전…하루 만에 시총 31조원 날리기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기침을 하면서 우리나라 증시가 몸살을 앓았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외국인투자자 이탈로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우면서 추풍낙엽을 연상케 했다. 다행히 이달 들어 증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불확실성 리스크가 상존해 있는 만큼 언제 다시 외국인들이 ‘셀 코리아’로 전환할지 알 수 없어서다.

지난달 발생한 이른바 ‘10월의 악몽’은 우리 증시시장이 여전히 신흥국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미국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우리 증시는 말 그대로 폭락을 거듭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지난 달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붕괴됐다. 지난달 25일 코스피는 ‘정신적 지지선’인 2100선이 무너졌고 나흘 후인 29일엔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29일 하루 동안 빠져나간 시가총액은 31조원에 달했다. 결국 정부가 개입하고 개관과 일부 개인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면서 간신히 블랙홀은 빠져 나왔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상존해 있는 상태다.

아쉬운 것은 이번 증시 하락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8일 10월 기준금리 동결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금융기관의 충격흡수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 이후 우리 증시가 이처럼 혼란을 겪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증권사 역시 단 한곳도 10월의 악몽을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초 연말 코스피지수가 2900~3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란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만 쏟아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예견한 일이었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고 미중 무역전쟁 악재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펜더멘탈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변수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ban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