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갑질기업이 동반성장 우수기업?…논란기업 포상 막아야
[기자수첩] 갑질기업이 동반성장 우수기업?…논란기업 포상 막아야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11.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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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8 동반성장 주간행사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15회째를 맞이한 동반성장 주간행사는 2004년부터 매년 개최돼 온 것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동반성장 분야 최대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자동차㈜·에스케이텔레콤㈜·현대제철·㈜파리크라상 등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유공자에 대한 총 51개 수상이 이뤄졌다. 

이들 기업과 임직원들은 공통적으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재무개선, 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이끌어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행사를 통해 우수한 기업의 사례를 조명하고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게 정부의 구상인 듯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반성장 포상이 대기업의 면죄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행사에서 동반성장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현대차는 올해 국감에서 납품단가 인하, 금형탈취, 전속거래 등 협력사에 대한 갑질로 여야의 뭇매를 맞았다.

심지어 현대차는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5년간 하도급법을 총 20회나 위반하면서 최근 5년간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가운데 하도급 업체에 가장 많은 갑질을 해온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 정도면 도대체 동반성장으로 어떻게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는지 의아한 수준이다. 면죄부 의혹이 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금번과 같은 일이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동반성장지수의 객관성, 신뢰성, 직권조사 면제 등을 두고 비판이 제기돼온 만큼 문제기업에 대한 포상은 논란을 더욱 가중시킬수 있다. 아울러 실제 표창 받아 마땅한 기업마저도 평가절하 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정부는 논란기업의 포상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