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환자, '전기자극'으로 다시 걸을 수 있다
하반신 마비 환자, '전기자극'으로 다시 걸을 수 있다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11.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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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구진, '네이처'·'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
하반신 마비 환자가 실제로 목발을 이용해 걷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제공)
하반신 마비 환자가 실제로 목발을 이용해 걷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제공)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 마비로 고통 받던 환자에게 '전기자극'을 가하면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로잔대병원, 프라이부르대 등 공동연구진은 하반신 마비 환자의 척수에 전기자극을 가해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척수는 척추 내에 위치하는 중추신경의 일부분으로 감각, 운동신경들이 모두 포함한다. 이는 뇌에서 발생한 신경신호를 온몸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만약 척수가 손상되면 몸의 일부가 마비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손상된 척수의 기능을 되살릴 방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수년간 전기자극을 통해 척수의 기능을 되돌릴 방안을 연구했고, 그 결과 이번 연구에서 'STIMO'(STImulation Movement Overground)라는 재활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척수가 손상돼 뇌에서 내려오는 신호를 다리까지 전달하지 못하는 하반신 마비 환자에게 뇌 신호 대신 척수에 전기자극을 가해 다리를 움직이게 한 것이다.

연구진은 환자의 척수에 전기자극을 주는 무선기기를 이식했다. 이와 관련 가장 적합한 자극 지점을 찾을 수 있게 연구진은 정교한 '신경 활성화 지도'도 제작했다.

그 결과 이 같은 연구에 참가한 환자 3명은 모두 일주일 이내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보조장비를 이용하면 보행도 가능했다.

5개월간 재활훈련을 거치면 근육을 조절할 수 있는 신경 회복 능력이 높아져 전기자극 없이 다리를 움직이는 것도 가능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그레그와르 쿠르틴 로잔연방공대 교수는 "인간의 신경계는 생각했던 것 보다 재활치료에 훨씬 더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면서 "모든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각각 두 편의 논문으로 나뉘어 실렸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