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총체적 난국이다. 각종 주요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쯤 되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넋 놓고 있다가 자칫 기회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우려할 수준이다. 수출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우리 실물경제가 위태롭기까지 하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에 머물렀다. 2분기 0.6% 성장에서 정체 상태인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 등 각종 경제지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춰 잡았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이보다 낮은 2.6% 성장을 전망했다.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은 2.5%까지 낮춰 잡았고 해외 주요 경제 기관들 중에는 이보다 더 낮은 2.3% 성장을 전망한 곳도 있다. IMF는 노동과 생산시장 왜곡과 급속한 고령화로 한국 경제가 성장률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2030년대가 되면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더하고 있다.
OECD가 28일 발표한 올해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한국경제가 경기 둔화를 넘어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통계청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해 산출하는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7개월째 하락해온 CLI가 4월부터는 경기 하강을 나타내는 100아래로 떨어졌고 지금도 매달 하락 중이다.
이런 경기 침체의 여파는 고용시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올해 1~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월평균 10만 명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얼어붙으면서 그 충격이 고용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 수는 111만명을 넘어서 20년 내 가장 많고 구직기간이 6개월을 넘는 장기실업자도 15만명을 넘어섰다. 취업 한파로 아예 구직을 단념한 사람도 51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올해 9월까지 5조를 훌쩍 넘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아우성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속절없이 추락하며 2016년 12월7일 이후 22개월여 만에 2000선을 내주며 힘없이 주저앉았다. 부랴부랴 금융당국이 5000억원의 증시안정 기금을 조성해 시장을 살리겠다고 나섰지만 얼마나 약발이 먹힐지 의문이다.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을 키워야 한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임시방편은 우리 경제를 더욱 꼬이게 할 뿐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