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매크로 이용해 성폭력 실태조사 응답률 '조작'
국립암센터, 매크로 이용해 성폭력 실태조사 응답률 '조작'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10.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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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립암센터가 성희롱·성폭력 특별점검 실태조사 응답률을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작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보건복지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복지부 30개 공공기관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특별점검 온라인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립암센터에서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일괄로 실시하고 응답률을 조작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미투'(ME T00·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지난 3월과 4월 공공기관 성희롱과 성폭력 특별점검 차원에서 온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국립암센터는 이에 설문조사 공지를 게시판에 띄웠으나 설문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여성가족부는 국립암센터 담당직원 A씨에게 설문조사 완료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발송했다.

그러자 A씨는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응답 대상자 2105명 중 2104명이 모두 답변한 것으로 응답률을 조작했고, 설문의 각 문항에 2104명이 모두 동일한 답변을 선택한 것으로 처리했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건의사항을 적는 주관식 문항에 "이런 조사 좀 하지 마라"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조직 내 성폭력 예방 근절 및 조직 점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하여 응답률을 조작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관부처인 여성가족부와 확인을 소홀히 한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실시해야 하며, 설문조사에 문제가 있는 기관이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