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지사님들의 외출…도정 공백 괜찮나
현직 지사님들의 외출…도정 공백 괜찮나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10.29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수 재판 출석·이재명 경찰 출석…혐의 '부인'
金 "일정 차질 없도록 약속"…李 "도청 비워 죄송"
이재명 경기지사(왼족),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왼족),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연합뉴스)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두 명의 현직 도지사가 도청 대신 각각 경찰과 법원을 찾았다.

29일 김경수 경남도 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서울중앙지법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경기분당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모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선 승리 등을 위해 불법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지난해 6월 드루킹과 올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연말에는 드루킹의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53분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 파란 넥타이와 회색 코트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청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난 김 지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10시2분께, 분당경찰서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엔 피고발인 신분으로 청사를 찾은 이 지사가 섰다.

그는 이날 오전 9시50분 경찰서에 도착했으나,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는 바람에 10분 정도 늦은 시각에야 포토라인을 밟았다.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지사가 경찰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이 지사는 "경찰에서 조사하면 다 밝혀질 일"이라며 "행정을 하는데 권한을 사적인 용도로 남용한 일이 없다. 사필귀정일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도지사가 검찰과 경찰 출석을 위해 도정을 비우자 경남도와 경기도는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두 도지사가 앞으로도 각각 공판과 조사 준비 등으로 인해 도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만 해도 두 도지사는 모두 하루 휴가를 내고 각각 조사와 공판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면 김 지사의 경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기 때문에 도정과 자신의 재판에 힘이 분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홍준표 전 지사도 성완종 사건에 연루되면서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자신의 시간 상당 부분을 재판 준비 등에 사용한 바 있다.

공무원들은 업무보고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김 지사에게 업무보고 할 일이 있어도 재판이나 소환 등이 있는지 먼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로썬 김 지사의 도정 공백이 불가피한 만큼 전임 도정과 완전 차별화된 대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조사 결과가 앞으로의 도정 운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른 수사의 향배가 하반기 경기도정의 '분수령'인 셈이다.

이에 이 지사의 이날 경찰 조사는 사실 확인 절차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등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는 고소고발과 의혹이 적지 않고, 그가 연루된 각각의 사건 중에는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 연루자 쌍방조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것도 있다.

많은 의혹과 쟁점의 사안에 대한 법리 검토가 사실관계 확인만큼이나 중요한 만큼 양측 모두 법률 전문가를 다수 투입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 지사의 추가 소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지사에 대한 조사는 선거사범 공소시효(12월 13일·선거일로부터 6개월)를 고려할 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 한 번 정도 추가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두 도지사는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신속하게 사건을 마무리 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김 지사는 "도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하지만 도정에는 어떤 차질도 없을 것임을 약속드린다"했고, 이 지사는 "경기지사의 1시간은 1300만(경기도 인구)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이 귀한 시간에 도청을 비우게 돼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