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들인 철원 온천축제 졸속운영에 ‘비난여론’
5억 들인 철원 온천축제 졸속운영에 ‘비난여론’
  • 최문한 기자
  • 승인 2018.10.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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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미비로 축제장 분위기 썰렁...“혈세만 축냈다”
온천축제 개막식 축하행사가 고석정 주차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가운데 텅빈 개석의자 (사진=최문한 기자)
온천축제 개막식 축하행사가 고석정 주차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가운데 텅빈 개석의자 (사진=최문한 기자)

강원 철원군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고석정 주차장에서 개최한 2018 대한민국 온천대축제가 졸속으로 운영되면서 혈세만 축냈다는 비난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5억원(군비 3억5000만원·도비 1억5000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온천축제는 고석정 주차장에 특설무대를 마련하고 라디오 공개방송, 개막식, 트롯가요제 등의 공연과 야외온천 족욕탕, 온천을 주제로 한 전시부스 등이 운영됐다.

그러나 비가 내리는 축제 첫날 개막식 축하공연이 열린 특설무대 관객석에는 약 1200개의 의자가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2~300명 정도도 안 되는 관객들이 우산과 우비를 쓰고 공연을 지켜보다 그나마 하나둘씩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당시 관객석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1회용 천막하나 준비되지 않았고 특설무대에만 가수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1회용 천막 몇 개를 갑자기 설치하면서 공연 분위기가 우스꽝스럽게 됐다.

28일 열린 폐막행사 역시 비가 내려 관객석 의자를 줄이고 앞쪽에만 1회용 천막 몇 개를 설치를 했지만 구경하는 관객들은 손으로 금방 셀 수 있는 정도만 보였다.

철원주민 김 씨(61·남)는 “온천축제 수일 전부터 분명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축제 운영진에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관객이 오거나 말거나 신경을 안 쓴 것으로 느껴진다”며 “5억의 예산이 들어간 온천축제가 홍보도 없고 너무 졸속으로 운영한 것 아니냐”고 손사래를 쳤다.

온천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패밀리 족욕탕이 마련된 분수대는 아무런 설치물이 없고 이용객도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최문한 기자)
온천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패밀리 족욕탕이 마련된 분수대는 아무런 설치물이 없고 이용객도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사진=최문한 기자)

축제장 온천족욕탕은 한탄리버스파호텔 분수대에 온천물을 담았지만 대리석 등으로 만든 분수대가에는 미끄럼방지, 앉는 깔개나 설치·조형물 하나 없어 이곳이 온천족욕탕 인지 분수대인지 분명치 않게 약간의 희뿌연 김만 서리는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나마 온천축제와 겹친 철원새끼줄축제가 바로 옆 고석정 광장에서 열리면서 관광객들이 온천축제장을 구경이나 하는 식으로 겨우 발걸음이 보였지만 특별한 관심거리는 없었다.

한 관광객(50대·여·서울)은 “새끼줄축제를 왔다가 옆에서 열린 온천축제에서 온천체험이나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게 있는 줄 알고 구경 갔다가 별다른 것이 없어 다시 새끼줄축제장으로 왔다”며 “그냥 호텔사우나를 무료이용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천축제를 운영한 철원군 축제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개막식날은 오후까지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확인해 관객석에 천막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고 새끼줄축제의 큰 공연은 온천축제 특설무대에서 했다”며 “나름대로 준비했기에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아일보] 철원/최문한 기자

asia55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