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기協 방만경영 심각…'묻지마 학자금'에 '골프장 회원권'까지
대한전기協 방만경영 심각…'묻지마 학자금'에 '골프장 회원권'까지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10.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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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의원 "관리 소흘 산업부도 문제…감사원 특별감사 시급"
전협 "회원권 구매 고개숙여 사과…무분별 학자금 지원은 왜곡"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겸 대한전기협회 회장.(사진=한국전력공사)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겸 대한전기협회 회장.(사진=한국전력공사)

국민 혈세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자원 등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대한전기협회가 특정 직원 자녀에게 '묵지마'식 학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1억5000만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까지 구매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욱이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산업자원통상자원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감사원의 특별 감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이 대한전협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전협은 별도의 지원규정 없이 직원들 자녀에게 지난 10년 간 17억3000만원이 넘는 학자금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특정인의 자녀에게는 한 해 2000만원에 달하는 학자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영리법인인 대한전협은 지난해 8월 1억5500만원 상당의 서울 강남 모 컨트리클럽 회원권을 구매했다가, 올해 국정감사 기간 중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18일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접협은 산업부로부터 매년 전력기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최근 10년간 지원금 총액은 무려 489억 원에 달한다. 

조 의원은 "대한전협은 2016년 학비 지원과 관련한 내부규정이 없어 특목고도 지원 가능했던 것으로, 당시 협회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자 지난해 급하게 규정을 만들어 국공립학교 학비에 준해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같은 사실을 감시할 감사실장도 기획처장이 겸임하면서 사실상 감사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산업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전협은 산업부에 매년 사업계획과 사업실적을 보고하고 있고, 산업부는 대한전기협회의 사무에 대한 검사와 감독 의무가 있음에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전협의 이같은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 그리고 산업부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에 대한 감사원 특별 감사를 통해 시급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대한전협 관계자는 "골프장 회원권 구매는 잘못된 점이라는 것을 스스로 분명히 자각해 판매조치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무분별 학자금 지원' 지적과 관련해선 "학자금 지원과 관련한 내부규정은 있었지만, 상한액이 별도로 지정돼 있지 않았을 뿐"이라며 "이 부분을 제재하는 규정을 지난해 별도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전기협회가 지난 2017년 구매한 이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지난 18일 매각한 강남 모 골프장 회원권.(자료=조배숙 의원실 제공)
대한전기협회가 지난 2017년 구매한 이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지난 18일 매각한 강남 모 골프장 회원권.(자료=조배숙 의원실 제공)

nic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