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이민자에 16세 소녀 강간살해…반난민 정서 불붙나
伊, 이민자에 16세 소녀 강간살해…반난민 정서 불붙나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0.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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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의 강간 살해 사건장소인 이탈리아 로마의 산 로렌초 지역의 폐건물 외벽에 적힌 추모 문구. [AP=연합뉴스]
10대 소녀의 강간 살해 사건장소인 이탈리아 로마의 산 로렌초 지역의 폐건물 외벽에 적힌 추모 문구. [AP=연합뉴스]

16세 소녀가 불법 이민자들에게 집단 강간당한 뒤 살해돼 이탈리아 로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데시레 마리오티니라는 이름의 피해자는 로마의 유흥가인 산 로렌초의 한 폐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으며 최소 1차례 이상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마약 판매와 집단 강간,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적용 세네갈 출신 불법 체류자 2명과 나이지리아 출신 남성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ANSA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체포된 26세 세네갈 출신 용의자는 지난해 추방 명령을 받고도 로마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당국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숨진 희생자의 어머니는 이날 언론에 "딸을 위한 정의를 원한다. 이런 비극이 다른 소녀들에게는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요구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용의자들을 '벌레'라고 부르며 이들이 혹독한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밤 2명이 체포되고, 다른 2명이 수배 조치됐다"며 "'벌레'들이 죗값을 충분히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최근 이탈리아에서 팽배해지고 있는 반난민 정서에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이탈리아에서 10대 소녀 1명이 동부 마체라타에서 나이지리아 불법 이민자에게 약물 중독 상태에서 강간·살해당한 뒤 토막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의 정책에 맞춰 난민 차단을 위해 항구를 폐쇄하며 빗장을 걸어 잠그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