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 TV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 연일 보도하는 글과 말 말고, 현장에서 느끼는 실질적 체감은 소형 매장 창업 문의가 빗발친다는 데 있다.
현재 대한민국 외식 창업시장은 가격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이분화 됐다. 어마어마한 고가의 메뉴를 팔거나 가격 부담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저가의 메뉴를 팔거나. 하지만 매장의 규모에 대해선 창업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했었는데, 요즘 들어 소형매장을 원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소형 매장을 원하는 이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고도 남음이다. 가게 매출에 비해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올라가 젠트리피케이션(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 이 과정에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도 빗어진다.)이 성행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람을 많이 두고 쓰는 업종은 도무지 내키지 않는 그 마음.
비록 벌이는 줄어들지라도 나가는 돈을 아끼는 것이 현명한 이 세상의 새로운 법칙을 예비창업자들도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을 터다. 매스컴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자영업자의 눈물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내걸어 보도를 하는 것 역시 예비창업자들에게 현 상황을 이해하고 직시하라는 메시지가 클 것이다.
하지만 소형매장이라도 해도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에 따라 순수익의 향방이 갈린다.
요즘에는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소형매장을 운영하는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매장에 손님을 위한 테이블을 놓지 않고 상품이나 주방만 놓고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그리 큰 평수의 점포도 필요치 않고 직원을 많이 둘 이유도 없어진다. 요즘 들어 테이크아웃 시장이 다시금 각광받고 있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작용했으리라 본다. 직원을 두지 않고 적은 평수에서 포장과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도 불경기에 좋은 외식 운영방안이다.
이런 방법도 있다. 현재 인천을 중심으로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 이자카야는 매장 공간 활용에 중점을 두며 가맹점주의 매출 향상을 돕고 있다. 사실 소형 평수에서 공간 활용을 한다는 것이 넌센스와 같은 의미일수도 있다.
건축과 토목을 전공한 해당 이자카야의 민대홍 대표는 테이블 배치를 달리하며 소형평수에서도 충분히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있다. 일본답사도 여러 차례 다녀오며 일본이 작은 공간 활용을 잘하는 것에 영감을 얻은 민대표는 효율적 테이블 배치, 즉 2인 테이블과 4인 테이블을 최적의 비율로 배치하며 점포의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걱정이 덜 한 소형 평수 창업은 앞으로도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해마다 계속될 것이 확실하고 임대료 역시 요즘의 대한민국에서 동결 혹은 하락을 바라긴 무리가 따른다.
소형평수 창업을 선호하는 예비창업자들은 앞으로도 늘 테지만, 그들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소형매장에서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개인 사업을 하더라도 차별화 된 지점을 반드시 구현해야 하며,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땐 프랜차이즈의 매출 상승 방안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땀 흘려 번 돈이 당신의 작은 매장 안에서 공중으로 분해될지, 더 큰 결실로 돌아올지에 대한 운명을 절대 하늘에 맡기지 마라. 고고한 백조의 우아함과 여유로움이 부럽다면 물 밑 백조의 거센 물장구질 역시 감내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