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정상회담 미루고 고위급회담은 날도 못 잡은 북미 '무슨 일?'
[이슈분석] 정상회담 미루고 고위급회담은 날도 못 잡은 북미 '무슨 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10.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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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고위급 회담 날짜·장소 결정 못 해… 北 구체적 답 안줘"
'아주 가까운 미래→중간선거 이후→1월1일 이후' 일정 미뤄져
靑 "합의 가시화 예상… 北김정은 서울 답방은 분열 종식 과정"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정상회담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간 고위급회담은 일정·장소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간 비핵화 협상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미협상에 정통한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가 고위급회담에 대해 계속 협의하는 것으로는 파악되나 아직 날짜와 장소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에서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멕시코 방문 도중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하면서 "열흘쯤 안에 나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 간 고위급회담을 '여기'에서 갖고 비핵화 논의가 큰 진전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양측이 조기에 개최키로 합의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도 언제 열릴지 미지수다.

북미정상회담 전 단계인 실무 협상마저 진척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자체가 삐그덕거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2차 북미회담은 10월 중 열릴 것으로 점쳐졌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인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곧 열릴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틀 뒤에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만날 것"이라며 조기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뒤인 지난 9일 "회담은 11월6일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고 지연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이후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2일 인터뷰에서는 2차 정상회담이 "두어 달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에는 "아마도 1월1일 이후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면서 미뤘다.

협상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주고받기 위한 양측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북미 모두 판을 깰 생각은 없는 만큼 협상 시작은 가부의 문제가 아닌, 시간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북미가 속도를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아직 사전협상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간 논의 중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회담의 제반 사항을 논의 중인 만큼 점차 합의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논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의 성격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분단 70년의 적대와 분열을 종식하는 과정"이라며 "(분열 종식의) 선결 과제로 비핵화가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