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매도 배후 논란에 주식대여 포기
국민연금, 공매도 배후 논란에 주식대여 포기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10.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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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217조원 주식대여 이뤄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2000년 주식대여 거래 시행 이후 18년 만에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지 않기로 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공매도 종자돈 창구 역할을 한다는 비판적인 국민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멀쩡한 종목의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이용된다며 전면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공매도 세력의 종자돈 창구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사온 주식대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체 공매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들여 갚는 형태로 차익을 올리는 거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건수는 1만6421건에 달했다.

이 기간 누적 주식대여 금액은 974조원으로 연평균 217조원 정도의 주식대여가 이뤄진 셈이다. 국민연금은 이를 통해 766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그러나 지난해 국민연금이 대여한 국내주식이 대여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0.68%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내부 토론을 거쳐 지난 22일부터 국내에서 주식 신규 대여를 중지했다”며 “기존에 대여된 주식에 대해서는 차입기관과의 계약관계를 고려해서 연말까지 해소할 계획”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대여 거래가 공매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중단이 공매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중단해도 외국인 투자자가 빈 공간을 대신 채울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