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ENG, 해외건설 수주 '7년만에 1위 질주'
[이슈분석] 삼성ENG, 해외건설 수주 '7년만에 1위 질주'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10.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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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현재 '70억달러 규모 계약' 성과
사업관리 등 부실 겪은 후 내실다지기 집중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전경.(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전경.(사진=신아일보DB)

한 때 해외건설 수주 강자로 군림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예전의 명성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2015년 15위 수준까지 떨어졌던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수주 실적은 올해 현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몇 몇 해외현장에서 발생한 부실과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은 후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다.

22일 해외건설협회가 제공하는 해외건설 수주통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총 58억8400만달러(약 6조6600억원) 규모의 해외건설 계약을 따냈다.

여기에 최근 태국 타이오일사(社)와 계약한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태국 시라차 공단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까지 추가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69억8400만달러 수준으로 높아진다.

이는 100억달러대 계약을 따냈던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주 실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국내 건설사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1년 70억6800만달러에도 근접한 수치다.

해외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건설 수주실적만 놓고 봤을 때, 지난 2010년을 전후로 업계 선두권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당시 수주했던 해외사업 중 일부 현장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몇 년 후 대규모 영업 손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해외 수주 실적은 2013년 업계 9위에 이어 2014년 6위, 2015년에는 15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15년에는 국제 유가도 바닥을 향해 달릴 때라 회사 안팎의 상황이 모두 좋지 않았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과거 외형 성장 위주로 가다가 내부 역량 및 사업수행 역량 부족으로, 여러 가지 손실을 기록했다"며 "이후 몇 년 동안은 내실을 다지면서 수주한 프로젝트들 제대로 수행하는데 노력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UAE 두바이에서 열린 태국 시라차공단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계약식에서 (왼쪽 두번째부터)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아티콤 테르브시리 타이오일 사장 등 계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지난 19일(현지시각) UAE 두바이에서 열린 태국 시라차공단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계약식에서 (왼쪽 두번째부터)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아티콤 테르브시리 타이오일 사장 등 계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엔지니어링)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소화 가능한 수준에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수주로 전략 변화를 꾀했다. 설계와 구매, 시공분야 경쟁력 확보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여기에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내부 혁신 활동을 이어갔다.

이 같은 체질 개선과 함께 국제 유가도 다시 반등하면서 2015년 5억85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던 해외 수주 실적은 지난해 36억5400만달러 규모로 늘어났고, 올해는 과거의 수주 외형을 상당 부분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작년부터 유가가 좀 회복되면서 주요 발주처들이 그동안 미뤄놨던 발주를 재개하는 등 하나 둘 수주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수익성을 꼼꼼히 살피는 전략에는 변동이 없고, 수주한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는 것 역시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지역적으로는 중동과 동남아, 상품으로는 석유화학과 정유 등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태국 정유 플랜트 사업과 베트남 유화 플랜트 사업 등 올해 수주한 굵직한 사업들도 이 같은 전략에 기초한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