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일반 노동자보다 87일 더 일한다
집배원, 일반 노동자보다 87일 더 일한다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10.22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집배원 정규직 늘리고 보건관리 강화해야"
(사진=우정사업본부)
(사진=우정사업본부)

한국의 집배원들이 국내 임금노동자보다 연평균 693시간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보다는 982시간이 더 많았다.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민간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22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 노동조건 실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이었다. 이는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2016년 기준 2052시간)보다 693시간 긴 것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하면 87일을 더 근무하는 셈이다.

또 OECD 회원국 평균(2016년 1763시간)보다는 982시간 더 길게 일했다. 여기에 명절 등 배달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주당 노동시간이 70시간에 살짝 못 미치는 정도였다.

과도한 노동시간은 집배원의 건강에 무리를 줘 10년 동안(2008∼2017년) 사망한 집배원 166명 중 대부분이 심혈관계질환, 사고, 호흡기질환, 소화기질환 등으로 사망했다.

이에 기획추진단은 장시간 중노동에 따른 만성 질환과 사고 위험이 큰 만큼 해결 방안으로 인력 증원과 토요근무제 폐지 등 근무 시스템 개선 등 7대 정책 분야 38개 핵심 추진과제를 권고했다.

우선 주 52시간 이하 근무를 위해 집배원 정규직을 단계적으로 늘려 총 20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광표 단장은 "주 52시간 근무에 필요한 최소 인력은 2천800명으로 산정됐으나 일하는 방식, 집배 물류 시스템 및 등기제도 개선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고려해 총 2천명으로 제한했다"며 "집배 노동자가 수행하는 공공 서비스의 혜택을 전 국민이 받기 위해서는 인력 증원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기획추진단은 정책 추진과제로 △토요근무 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노력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시스템 개선 △불합리한 평가제 개선 등 조직문화 혁신 △팀·개인별 우편물 구분 및 구분자동화 설비 확충 △재정확보를 꼽았다.

아울러 토요근무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우본 노사, 민간택배기업, 시민사회, 소비자가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우선 마련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앞으로 정책에 대한 이행점검단을 구성해 7대 정책권고안 이행 실적을 평가할 계획이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