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나홀로 추진’?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나홀로 추진’?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0.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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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상 지분 보유 159곳 중 22.6%만 ESG 정보 공개 중
가이드라인 마련·여론 정리·국민연금 신뢰 확보 ‘아직 부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대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 우선적으로 추진될만한 수단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매우 소극적인 상태로 드러났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국민과 고객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말 기금의 장기적 수익 제고와 주주권 행사 독립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22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159개 기업을 대상으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정보 공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를 모두 공개한 기업은 36곳(22.6%)에 불과하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상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보를 공개한 곳이 많았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을 보면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그나마 일부 정보라도 공개한 기업이 77곳(48.4%)이며 나머지 46개 기업(28.9%)은 ESG 관련 정보 일부만 형식적으로 올려놔 사실상 소용이 없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밝혔음에도 대기업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있지만 준비도 안된 채 도입부터 외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ESG 정보를 투자 판단 지표로 삼는다고 했지만 기준도 모호하고 공시도 허술하다”면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직 여론 정리가 되지 않은 점도 대기업의 소극적인 태도에 한몫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총수일가에 집중된 경영권을 견제하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찬성하는 쪽의 주장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기관투자자라고 하지만 국민연금 성격상 정부의 민간기업 경영 개입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드러난 국민연금의 공정성과 중립성,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도 부족한 상태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