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대출 옥죄기…증가율 6.5% 내외로 관리
금융당국 가계대출 옥죄기…증가율 6.5% 내외로 관리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10.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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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내년도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6.5% 내외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은 약 7%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2015년에 11.5%에서 2016년 11.6%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7.6%로 크게 떨어졌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금융당국은 이러한 속도라면 이번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인 5% 초중반대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은 명목GDP 성장률 수준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들어서면 대출받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매년 줄여야 하는 만큼 은행 대출 심사도 그만큼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말 은행권에서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고 내달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경우 은행들의 대출 문턱은 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DSR규제에 자영업자·고소득 전문직 타격

이에 따라 이달 31일부터 은행권을 시작으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2건 이상 대출을 받은 이른바 다중채무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소득신고를 낮게 신고해온 자영업자나 고소득 전문직 역시 고(高)DSR 대출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 은행대출이 점차 어렵게 된다. 실제로 소득이 적은 사람도 있지만 소득을 축소 신고한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공무원·공기업·대기업 재직자들 역시 대출한도에서 특혜를 받기 어려워진다. 그동안 은행과 협약을 맺거나 전문직 신용대출을 받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300%로 산정하게 된다.

70%가 위험대출로 규정되는 상황에서 300%는 ‘초초고위험’ 대출이다. 이들이 은행 전체 평균 DSR를 악화시키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직 신용대출이나 협약대출, 비대면대출은 사실상 하지 말라는 의미에 가깝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 역시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경우가 상당해 특례대출이 막히면 대출이 기존에 비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창구 조이는 DSR…‘풍선효과’는 없어

대출창구 문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을 기준으로 6월 말 19.6%이던 고DSR(70% 초과) 대출 비중이 앞으로는 15%를 넘어선 안 된다. 단순하계 계산하면 잠재적 고DSR 대출자의 4명 중 1명은 대출을 거절당할 수밖에 없다.

DSR이 높은 대출자는 소득이 낮거나 부채가 많은 경우다. 결국 소득이 적은 청년·주부나 저신용·저소득 대출자, 자산은 있지만 현금흐름이 약한 은퇴생활자 등이 먼저 밀려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출규제가 강화되거나,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우려했던 ‘풍선효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 관계자는 “은행들은 예·적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하는데, 모든 수신을 고신용·고소득자 여신에만 쓸 수 없다”며 “대출자들의 신용도·소득 분포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은행, DSR 관리방안 마련 작업 착수

각 은행들도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선을 맞추기 위한 DSR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당국은 DSR 70% 초과대출을 위험대출인 ‘고DSR로’ 규정하고, 시중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 가운데 15% 이내로 맞추도록 했다.현재 시중은행의 고DSR 대출 비중은 19.6%로, 각 은행은 당장 이달 말 시행일에 맞춰 신규 대출 중 고DSR 비율을 4.6% 포인트 떨어트려야 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DSR 비율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은 고객군과 상품군에 따라 고DSR 비율을 일정량 할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은행은 차주 직장의 안정성까지 고려사항에 넣을 계획이다.

이러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고DSR 대출 비중이 15%를 넘게 되면, 급기야 대출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mw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