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방북 수락' 프란치스코 교황… 시기·과정에 주목
[이슈분석] '방북 수락' 프란치스코 교황… 시기·과정에 주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10.19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은 공식 초청장 전달하면 '방북' 가시화될 듯
최종 결정돼도 실제 성사는 내년 초 이뤄질 가능성
내년 5월 일본 방문 가능성… 北 동시 방문할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담한 뒤 교황이 선물한 묵주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담한 뒤 교황이 선물한 묵주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가운데 실현된다면 그 시기와 과정 등에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받고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답했다.

방북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교황의 방북이 실제 이뤄진다면 세계사에 상당한 의미를 남기게 된다.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현재상황으로는 김 위원장이 공식 초청장을 전달해야 교황 초청이 가시화된다.

교황은 문 대통령의 구두 전달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형식과 절차를 중시하는 교황청으로서는 공식 초청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의사 결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통상 교황청은 교황의 해외 순방 일정을 5~6개월 전 확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례에 따라 교황의 방북이 최종 결정돼도 실제 성사는 내년 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일정에 따라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교황이 보통 해외 순방 시 지리적으로 가까운 2∼3개국을 한번도 순방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교황이 일본을 방문할 때 북한을 방문하는 일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황청 외교가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이 내년 4월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데, 이 같은 점을 들어 교황의 내년 일본 방문은 새로운 왕이 즉위하는 5월 이후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들은 이에 따라 교황의 방북도 일러야 5월 이후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교황이 내년 봄에 방북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주민의 종교 활동을 강력히 제한해온 북한의 통치 방식으로 볼 때, 막상 교황의 방문이 눈앞에 다가올 경우 태도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북한과 중국, 중국과 교황청의 관계가 교황의 방북 성사 여부에 영향을 줄 개연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황청은 방북과 관련한 사항을 서울대교구와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평양교규장직을 서울대교구장이 대리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이 관련 사항 논의를 위해 교황보다 먼저 북측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초청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