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형 폭행 택배기사 “순간 화 참지 못해…죄송하다”
장애인형 폭행 택배기사 “순간 화 참지 못해…죄송하다”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0.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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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동영상 캡처)
(사진=보배드림 동영상 캡처)

택배기사 폭행 동영상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동영상 속의 폭행범인 택배기사 A(30) 씨가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폭행이유에 대해서 A 씨는 “화가 나서 그랬다”며 우발적인 폭행이라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택배 기사 폭행 널리 퍼트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파란조끼를 입은 두 남성이 짐을 옮기다 한 남성이 일을 거들던 남성의 배를 발로차고 뺨을 때리는 모습이 담겨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수사에 착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친형(31)을 폭행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CJ대한통운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평소 형이 행인들에게 담배를 빌리거나 웃는 등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이날은 물건을 순서대로 올려달라고 했는데 아무렇게나 올려줘서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인 형도 “환청이 들리고 환각이 보인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맞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우발적이었다고 하고, 피해자는 맞은 기억이 없다는 진술까지 한 상황"이라며 "주변인 탐문수사로 상습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인 형이 당분간 친척 집에서 머무르면서 동생과 분리된 채 생활하도록 했다. 장애인 복지시설에 피해자가 기거하게 하는 방안도 가족들과 논의해볼 방침이다.

이들과 가까운 한 친척은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장애가 있는 상황”이라며 "형의 이상 행동에 감정이 쌓인 동생이 사건 당일 폭발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커뮤니티에 직접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상행동이 반복되고 몇 번을 말해도 알아듣지 못해 순간 너무 화가 나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폭행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선 어떠한 사정이 있어도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됐습니다”라며 “여러분들 마음 아프게 신경 쓰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형과 어머니께 죽고 싶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