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엽총 난사범 "나는 애국자…죽은 사람 얼굴도 몰라"
봉화 엽총 난사범 "나는 애국자…죽은 사람 얼굴도 몰라"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10.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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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충성을 다했는데 나라가 망해 총을 쏘게 됐다"
봉화 엽총난사범 김모씨. (사진=연합뉴스)
봉화 엽총난사범 김모씨. (사진=연합뉴스)

경북 봉화에서 엽총을 난사해 공무원 2명을 사망하게 한 70대 귀농인 김모씨가 법정에서 "나는 애국자"라며 "나라를 구하려고 범행했기 때문에 죽은 사람 얼굴도 모른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대구지법 형사11부(손현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같이 말하며 "공소장에 나온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한다. 나라에 충성을 다했는데 나라가 망해 총을 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김씨와 국선변호인은 "공소사실은 대부분 인정하지만 범행동기 등을 국민에게 설명하기 위해 신청했다"며 국민참여재판 신청 이유를 밝혔다.

또 김씨 변호인은 증거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며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잡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내달 2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갖고 참여재판을 열 예정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8월 21일 오전 9시13분경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 사는 임모씨에게 엽총을 쏴 어깨에 상처를 입힌 뒤 20여 분 뒤인 9시33분경 소천면사무소에 들어가 계장 손모씨와 주무관 이모씨에게 총을 발사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4년 전부터 봉화에 귀농해 생활하다 상수도관 설치공사 비용과 수도사용 문제, 화목 보일러 매연 문제 등으로 이웃과 갈등을 겪었고 수개월 전부터 사격 연습을 하는 등 범행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