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지홍스님, '사찰 유치원 공금 횡령 혐의' 檢송치
조계종 지홍스님, '사찰 유치원 공금 횡령 혐의' 檢송치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10.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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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간 1억8천만원 계좌로 빼돌려…불교계 "엄정 수사해야"
지홍스님 (사진=연합뉴스)
지홍스님 (사진=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이자 서울 불광사 창건주인 지홍 스님이 사찰 산하 유치원에서 2억원에 가까운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횡령 혐의로 지홍 스님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지홍 스님은 불광사 산하 유치원에서 지난 2013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5년간 매달 수백만 원씩 총 1억8000만원 가량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홍 스님이 유치원의 비상근 이사임에도 매달 월급을 받아 횡령을 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지홍스님은 경찰 조사에서 "사실상 상근직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홍 스님의 횡령 사건은 불광사 신도들로 구성된 불광사정상화추진위원회가 지난 7월 서울동부지검에 지홍스님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검찰로부터 사건을 내려 받은 경찰은 지홍 스님 관련 계좌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왔다.

지홍 스님은 의혹이 불거지자 불광사 내 모든 권한과 권리를 포기하는 각서를 제출한 뒤 사찰을 떠났다.

그러나 조계종 포교원장직은 계속 유지했다. 포교원장은 전국의 조계종 신도를 관리하는 포교원의 원장으로, 조계종 내 서열 2위에 해당한다.

한편 지홍 스님의 횡령과 관련해 불교계 24개 단체가 모여 만들어진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정수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홍스님은 불광사와 부랴부랴 합의하고 불광사 회주·창건주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각서를 썼다"며 "합의를 했다고해도 이 문제는 국가 세금이 들어간 유치원교비를 횡령한 사안인 만큼, 법에 따라 엄정히 수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지홍스님이 조계종 포교원장 직위를 유지하는 것은 파렴치하고, 국민 의사에도 반하는 일"이라며 "포교원장직을 퇴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