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경관이 아름다웠던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산 8번지 일대가 민둥산으로 변했다. 이곳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연구원 가축유전자센터를 건립하면서 300만㎡규모의 소나무와 잡나무 등 산림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들이 무차별 훼손당하면서 올 여름 장마와 지난 6일 태풍 콩레이로 수백여t의 흙탕물과 토사가 남강천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가축유전자센터는 총사업비 640억 원을 투입해 2017년 2월1일 착공 2019년 1월20일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지면적 319만5177㎡(약 99만6541평)달하는 현장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지면서 그동안 엄청난 토사와 흙탕물이 인근 소하천이나 상남댐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으나 당국의 단속은 전무한 상태다.
특히 공사현장 하류인 함양군 서상면, 서하면를 비롯 20여km나 떨어진 안의면까지 흙탕물이 흘러 들어 상당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수 차례 공사현장측에 민원을 제시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 여름 피서객들이 찾지 않아 식당, 숙박업소 등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주민 P씨(65)는 “해마다 남강천에서 물고기와 고동을 잡아 가정 생계비로 충당했으나 올해는 가축유전자 설립공사로 단 한 번도 잡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당국은 어떠한 조치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현장에는 토사나 흙탕물 방지시설인 침전지 설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비만 내리면 흙탕물로 하류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공사현장 관계자는 “침전지를 설치했으나 비가내리면 많은 물이 동시에 하류 지역 계곡으로 쏟아져 이를 대처하기는 역부족이다"면서 "흙탕물이나 토사를 침전 할 수 있는 대규모 침전지시설을 지난 5월8일부터 건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함양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현장 답사 및 사실 조사를 실시해서 그에 따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