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기관지 특별 기고… "교황청과 북한 교류 더 활성화되길"
18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北 초청' 김정은 의사 전달 예정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교황청 방문을 앞두고 17일 공개된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특별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며 "남북한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하고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됐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며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의 평양 방문 때 한국 가톨릭을 대표해 김희중 대주교께서 함께 가셨는데, 이는 남북한 가톨릭 간의 교류를 위해서"라며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 나아가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며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사람중심'의 국정철학을 기반으로 '포용국가'를 선언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가톨릭은 폭력과 혐오, 차별과 착취, 무관심과 무관용,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물질문명과 무한경쟁사회의 한 줄기 빛으로, 시대의 아픔을 포용하는 힘과 지혜를 갖고 있다. 가톨릭은 예수가 이루고자했던 사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가톨릭 국가가 아니지만 '성경'을 통해 민주주의를 익히고 불의와 맞서는 용기를 얻었다"며 "군사독재시절 한국의 '성당'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피난처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제들이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라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다. 평신도들도 '세상 가운데 있는 교회의 사람이요, 교회 안에 사는 세상의 사람'으로서 예수님의 삶처럼 정의와 평화, 사랑의 구현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그것이 한국에서 가톨릭이 존경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해 평화로 부활하셨다. 부활 후 제자들에게 '평화가 함께하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다.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8일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힌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교황이 이 자리에서 방북을 수락할지, 만약 수락한다면 구체적인 방북 시점까지 언급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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