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이어 프랑스까지 굵직한 외교무대에 문재인 대통령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일곱 청년이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그 주인공. K팝의 영토 확장에 선봉장 역할을 해온 이들의 활약은 문화 전도사를 넘어 가히 문화 외교관이라 부를 만하다.
유럽 투어 중인 BTS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연을 마치고 이튿날인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일정을 고려한 무대였다. 그리고 이들은 이 무대를 통해 대중문화가 인종과 종교, 사상 등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국가와 민족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하나로 만들어주는 감동적인 접점을 보여줬다. 객석을 매운 프랑스 정·재계와 문화예술계 인사, 한류 애호가 등 400여 명은 방탄소년단 멤버 한명한명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이런 장면은 세계 어느 곳에서 펼쳐져도 감동적이지만 그곳이 프랑스 파리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세계적으로 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긍심이 가장 강한 나라가 프랑스다. 그런 자긍심이 오늘날 최고의 문화강국을 이룬 배경이 되었다. 그들은 프랑스어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해 쉽게 외국어를 쓰지 않는다. 그런 프랑스인들이기에 한국어로 된 BTS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느꼈을 자긍심도 대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현장에서 K팝으로 대별되는 한류(韓流)의 힘을 오롯이 목도했을 것이다. 공연 내내 함박웃음을 짓는 문 대통령의 모습에서도 현장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공연 후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은 물론 프랑스 정부 인사들과의 포토타임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은 자신의 SNS에 “어메이징 방탄소년단과의 만남”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럽과 미국의 언론들도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한류 붐이 조성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게 신장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흑자는 2억3500만달러(한화 2662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2억270만달러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국가 이미지 제고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이득도 엄청나다. 제2, 제3의 BTS가 계속 생겨나야 하는 이유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무엇을 줘도 아깝지 않은 청년들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