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민 기자 취재 불허…저자세 논란
통일부, 탈북민 기자 취재 불허…저자세 논란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0.15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5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기자의 남북 고위급회담 취재를 제한하며 지나친 저자세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러한 결정의 배경이 북한 측의 이의 제기가 아닌 통일부 자체적인 결정이라는 점에서 통일부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취재가 제한된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는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돌연 통일부는 김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

취재가 제한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판문점이라는 상황, 남북고위급회담의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한 판단”이라고 답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북측의 이의제기는 없었으나 자체적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탈북민을 대한 정부의 차별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통일부가 탈북민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심기를 살펴서 취한 조치라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버린 것"이라며 "주권국가 정부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북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통일부가 오히려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이 같은 행태는 탈북민 인권과 언론의 자유를 심각히 훼손하는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라며 "통일부 장관은 대한민국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통일부 기자단도 성명을 발표하며 "북한이 탈북민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바탕으로 김 기자의 취재에 반발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통일부가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취재진의 출신을 문제 삼는 것은 북측의 월권'이라고 부당함을 지적하면 될 일이지 정당한 취재 활동을 막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조명균 장관은 "책임은 제가 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hbjy@shinailbo.co.kr